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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재 허백련 삶과 예술세계를 돌아보다
오는 6일부터 의재미술관 2024 기획전…초상화·어록·신문기사 등 관련 자료 ‘한자리’
의재미술관은 오는 6일부터 10월27일까지 2024 기획전시 ‘의재 허백련의 삶과 예술-자료전’을 개최한다.
남종문인화 거장 의재 허백련은 무등산 춘설헌(春雪軒)에서 그림을 그리는 한편 농업학교를 세워 농업지도자를 길러냈다. 학생들과 함께 증심사 뒤편 차밭을 일궈 춘설차(春雪茶)라 이름했고, 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닦고 이를 보급하는 데도 힘썼다. 70대 후반에는 이념에 의해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무등산에 단군신전 건립을 위해 앞장섰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남긴 어록, 기록물, 신문기사, 사진, 작품 등을 바탕으로 화가로서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다인, 교육가, 그리고 행동하는 사회운동가로서의 허백련의 삶과 예술을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시인, 화가, 서예가 등 그와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의 눈에 비친 허백련의 삶과 철학도 접할 수 있는 자리다.
그중 화가 최치국의 ‘의재 허백련 초상’은 노년의 허백련 모습을 사실적이며 담백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허백련이 그림 그리는 모습과 즐겨 사용하던 화론이 함께 적혀있다.
허백련의 초상을 지금까지 수많은 사진으로 접했다면 이 전시에서는 그의 노년 모습을 한국화로 만나볼 수 있다.
또 전시에서는 화가이자 교육가로서의 삶과 전통차 보급 등 활동을 알 수 있는 다수의 신문기사도 볼 수 있다. 1971년 12월 서울신문회관 화랑에서 열린 ‘동양화 6대가전’에 관한 신문기사에는 허백련의 ‘추강귀어’가 신문 지면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당시 화가로서의 그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의재 허백련, 이당 김은호, 심산 노수현, 소정 변관식, 심향 박승무, 청전 이상범이 함께 한 이 전시에 대해 기사는 ‘한국 동양화단의 최고 원로 화백 여섯 분의 심오한 노경의 작품들을 초대 전시하는 최초의 동양화 6대 전람회’라고 적고 있다.
허백련이 행한 일들의 근본인 하늘(天), 땅(地), 사람(人)을 사랑하자는 ‘삼애정신’을 소전 손재형이 간결한 필체로 표현한 서예 작품도 전시된다. 이밖에도 광주국민고등학교 제1회 졸업기념사진과 허백련이 춘설헌에서 연진회 제자들과 함께 합작하는 모습, 춘설헌을 찾은 인사들과의 사진은 그의 활동과 교류의 폭을 보여준다.
변기숙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의재 허백련이 그림으로 자신을 완성해가는 한편 격변의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지혜를 가르치고 이끌었던 ‘시대의 큰 어른’이었음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